톱스타 전지현이 4월의 신부가 되었다. 그녀의 남편 최준혁씨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외손자이자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이정우의 아들로 알려지며 큰 화제를 모았다. 결혼식을 세 시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전지현이 직접 고백한 러브 스토리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만난 이영희 디자이너의 손자며느리 자랑까지, ‘전지현 결혼’의 모든 것을 담았다.
초등학교 동창생과의 오랜 인연 그리고 결혼
전지현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편 최씨는 현재 미국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에 근무하고 있으며, 키 185cm에 연예인 못지않은 훈훈한 외모를 지녔다. 덕분에 회사 주변에서는 ‘을지로 장동건’으로 불렸을 정도라고 한다. 결혼 전까지 그가 부모님과 함께 살던 서초동 서래마을의 이웃 주민들은 평소 그의 모습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잘생긴데다 성격까지 싹싹하다”라고 말했다.
전지현의 시댁 역시 열애 공개 당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최준혁씨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외손자로 이영희씨의 딸이자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이정우씨와 알파에셋자산운용 최대주주인 최곤 회장의 둘째 아들이다.
특히 최곤 회장은 자동차·조선·컨테이너 등에 사용되는 강관을 제조해 세계 20개국에 수출하는 기업인 국제강재를 운영하며 지난 2002년 알파에셋자산운용을 설립해 회사 지분의 99%를 보유하고 있는 재력가다.
일본에서의 달콤한 프러포즈
전지현은 결혼식 당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의 러브 스토리를 공개했다. 수많은 취재진이 그녀와 예비신랑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결혼식장으로 몰렸다. 전지현은 취재진을 위한 답례품으로 향초를 준비하고 그 안에 ‘언약의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배우로서, 한 사람의 아내로서 열심히 살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넣는 센스를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영국 왕세자비 케이트 미들턴이 즐겨 입는 브랜드로 잘 알려진 디자이너 제니 팩햄의 드레스를 입고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전지현은 수줍게 미소 지으며 새 신부의 아름다운 자태를 한껏 과시했다.
“많이 긴장되고 떨려요. 어젯밤에는 짐 정리를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꿈도 안 꾼 채 정신없이 잤는데, 새벽에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기에 일어났어요. 일단 지금은 결혼식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고 무엇보다도 그동안 저를 지켜봐주신 많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3월 초쯤이었을 거예요. 저녁에 전화해서는 ‘내일 만날 때 여권을 들고 나오라’고 하더라고요. ‘무슨 일이냐’고 하니까 자기랑 같이 갈 데가 있다고만 했어요. 그래서 다음날 짐을 싸서 공항으로 갔고, 얼떨결에 그 길로 곧장 일본에 가게 됐어요. 그리고 거기서 남편한테 반지와 함께 프러포즈를 받았고요.”
“결혼을 한다고 해서 배우로서의 제 생활에 어떤 변화가 올지에 대해서는 많이 와 닿지 않아요.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보여드려야 하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작품을 골라서 어떤 모습으로 여러분께 다가가야 할지 계속 고민하면서 늘 제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무쪼록 배우로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면서 결혼해서도 행복하게 잘 살도록 항상 노력할게요.”
마지막으로 2세 계획을 묻자 그녀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잠시 머뭇거리더니 “남편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기는 했지만 아직은 특별한 계획이 없고 좀 더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다”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친정부모 향해 “감사하다”라며 눈물 흘려
기자회견을 마친 전지현은 본 예식에서 선보일 드레스로 갈아입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신부 대기실에서 하객들을 맞았다. 그녀가 결혼식에서 입은 드레스는 8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유명 디자이너 림 아크라의 작품으로 전지현의 단아하고 청순한 매력을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전지현은 “본식 드레스를 고르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과 나를 가장 예쁘게 보여줄 수 있는 드레스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철통같은 보안 속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전지현의 결혼식은 결혼식장으로 향하는 입구에서부터 수십 명의 경호원들이 일일이 하객들을 확인한 후에야 입장이 가능했다. 특히 하객으로 초청받았다고 할지라도 청첩장과는 별개로 식장 내 자리 번호가 개별적으로 찍혀 있는 출입증을 반드시 소지해야만 입장할 수 있었다. 결혼식장 내에서도 경호원들의 경비는 무척이나 삼엄했다. 하객들이 결혼식 풍경을 찍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들 때면 경호원들이 곧바로 해당 하객을 향해 레이저 불빛을 쏘며 촬영을 저지하기도 했다. 실제로 결혼식 중 몇몇 하객은 “내가 신랑 측 친척인데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라며 불만을 터뜨렸다고 한다.
주례사가 끝난 후 가수 이적은 자신의 히트곡 ‘다행이다’를 부르며 감미로운 축가를 선사했고, 전지현과 최씨는 서로의 눈빛을 주고받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뒤이어 양가 부모에게 인사하는 과정에서 전지현은 친정부모를 향해 “감사하다”라는 말을 반복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에 그녀의 어머니 묵창애씨도 눈시울을 붉히며 딸을 다독여주었다.
1부 본식 후에 이어진 2부 피로연에서 전지현은 시할머니 이영희 디자이너가 그녀를 위해 직접 디자인한 한복을 입고 테이블을 돌며 하객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날 결혼식 하객으로는 양가 친인척을 비롯해 이영애, 김혜수, 이정재, 김수현, 한예슬, 김해숙, 송중기, 장혁, 차태현, 하정우, 황정민 등 연예인 동료들이 대거 참석했다.
전지현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서 급히 귀국했다는 김윤진은 결혼식이 끝난 뒤 식장을 나서며 “평소 지현이가 남편이 잘생겼다고 자주 말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오늘 보니 신랑이 키가 굉장히 크고 멋진 외모를 가졌다”라며 “신부와 신랑이 무척 아름다웠고 결혼식도 환상적이었다. 내가 울컥할 정도였다”라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대부분의 하객들이 결혼식장을 떠나고 한참을 더 기다린 끝에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결혼식장에서 걸어 나오는 이영희 디자이너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갑작스러운 인터뷰 요청에도 오히려 환하게 웃으며 “전지현에게 딱 어울리는 결혼식이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아름다운 결혼식은 처음 본다. 신랑과 신부가 정말 잘 어울리고,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살 것 같다”라고 손자의 결혼식을 지켜본 흐뭇한 소감을 밝혔다.
신혼여행 가을로 미루고 당분간 영화 촬영에 전념
전지현은 결혼식을 치른 뒤 신라호텔에서 첫날밤을 보내고 그 다음날 대치동에 마련한 신혼집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살게 된 신혼집은 매매가가 29억원에 달하는 110평형의 고급 빌라로, 1층에 들어서면 소규모 모임이나 미팅을 위한 라운지가 마련되어 있고 지하에는 영화감상실, 피트니스클럽, 스크린 골프 연습장, 요가 스튜디오, 마사지 룸 등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무엇보다도 톱스타들의 사생활 보장에 가장 중요한 보안 유지가 철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느 새색시들과 다름없이 결혼 후 첫 주말 양가 어른들을 찾아 감사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아내와 며느리로서 새 출발을 시작한 전지현은 신혼여행을 미루고 5월 초 베를린으로 출국해 한동안 영화 촬영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전지현은 “영화 때문에 당장 신혼여행을 떠날 수 없는 상황이고, 남편도 회사에서 한창 바쁜 시기다. 모든 게 마무리되는 올 가을 즈음에 신혼여행을 갈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이 세상 누구에게나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일 테지만, 오로지 대중의 관심과 사랑으로 살아가는 여배우에게는 결혼을 결심하는 일이 좀 더 어렵고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공개하고 대한민국 남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만인의 연인에서 이제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된 전지현. 앞으로 그녀의 일과 사랑 모두 승승장구하기를 바란다.
■글 / 윤현진 기자 ■사진&제공 / 박동민, 이성원, 제이앤코 엔터테인먼트, TV조선 ‘연예 in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