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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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함이란 더할 것이 없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것”이라는 카피가 있었다. 이런 완벽한 심플함은 여행 짐 싸기에도 적용된다. 보통 캐리어의 크기와 개수로 여행의 공력을 가늠할 수 있는데, 하수일수록 짐이 많고 고수일수록 단출한 법이다. 여행 고수들이 꼽은 필요 없는 짐에는 어떤 것들이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상비약 “저는 상비약을 꼽고 싶어요. 제가 업무적으로 동남아 지역을 오래 담당했는데, 그때 독감이나 예방주사를 많이 맞는 시기와 맞물려서 한국에서 상비약을 좀 넉넉히 챙겨갔어요. 현지에서 장염에 걸렸을 때 준비해간 상비약을 먹었죠. 그랬는데 효과가 없더군요. 알고 보니 동남아나 인도처럼 강한 향신료를 쓰는 나라는 한국 약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합니다. 현지 식재료 때문인지 현지에서 판매하는 약들의 효과가 좋습니다. 인도의 경우 지사제가, 베트남은 위장약이나 소화제가 잘 듣지 않는 편입니다. 개인적인 체험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현지 직원들과 가이드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더군요.” -김문환, 모두투어 여행상품 기획자·「앙코르와트, 지금 이 순간」 저자

노트북 “요즘은 노트북을 필수처럼 여기는데, 아무리 가벼운 것이라도 부속품까지 챙기면 2kg이 훌쩍 넘죠. 무거운 짐은 여행의 피로를 누적시킬 뿐입니다. 비교적 짐에 대해 자유로운 크루즈 여행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기간 항해에 혹여 심심할까 봐 노트북을 챙기는데, 고급 크루즈일수록 컴퓨터나 와이파이 서비스를 없애는 추세입니다. 노트북과 와이파이가 되면 업무가 가능해지고, 그러다 보면 휴가가 일의 연장선상이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고급 크루즈일수록 여유로운 휴식을 위해 의도적으로 외부와 연결이 되는 현대적 기기들을 차단합니다. 방마다 발코니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전망을 볼 수 있고 크루즈의 다양한 시설과 선상 파티를 즐기는 것만으로 노트북을 열 틈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형준, 여행작가·「바다 위의 낭만 크루즈 여행」 저자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옷은 생각에 따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짐입니다. 옷가지는 속옷과 간단히 입을 것 정도만 가져가고 현지에서 사는 편이죠. 짐을 최대한 간소하게 꾸려서 여행을 하는 스타일입니다. 현지에서 소비해 없애는 짐이면 필요한 만큼 가져가 소비하고 그만큼 현지 제품을 채워서 오는 편이에요. 쇼핑의 목적이 분명한 거라 맘 편히 구입을 할 수 있죠. 현지에서 관광을 하다 보면 어딜 가든 옷가게는 많기 때문에 맘에 드는 옷을 쉽게 살 수 있답니다. 달리 생각하면 옷도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되죠. 특히나 겨울 여행에서는 옷이 꽤 부피를 차지하는데, 현지 날씨에 따라 맞는 옷을 사면 추억도 생기고 짐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어서 좋답니다.” -김진환, 여행 테마 디자인스튜디오 제로퍼제로 디렉터

DSLR 카메라 “DSLR 카메라는 두고 가세요. 사진 촬영이 목적이 아닌 이상 사진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훌쩍 떠나는 여행에는 편한 ‘똑딱이’ 카메라가 최고죠. 괜히 욕심을 부렸다가는 짐만 늘어날 뿐입니다. 저 역시 혼자 떠나는 제주도 여행에 DSLR 카메라를 가지고 갔다가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초보일 때는 여행 중에 에너지 소비를 많이 할 거라는 생각에 배낭에 바리바리 먹을 것을 싸가지고 갔는데, 결국 그 짐 때문에 더 힘들어졌죠. 여행에는 간단한 행동식(이동 중에 조리하지 않고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는 식량)이면 충분합니다.” -이원근, 여행박사 국내 여행 팀장·「주말에는 아무 데나 가야겠다」 저자

더치오븐 “여름 캠핑은 무더운 날씨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지치지 않게 짐을 가볍게 꾸리는 것이 관건입니다. 캠핑을 할 때 가장 먼저 덜어내야 할 것은 과시욕일지도 모릅니다. 그중에서도 여름철 더치오븐은 고역에 가깝습니다. 12쿼터짜리가 12kg인데, 여기에 내용물을 채우면 역기 수준이죠. 그냥 있어도 땀이 나는데 여기에 불을 피우고 불 앞에서 조리를 해야 합니다. 조리가 끝난 뒤에는 녹슬지 않게 불을 피워 기름칠을 하는 뒷손질도 해야 하죠. 가을이나 겨울에는 괜찮지만 여름철에는 사용하기가 번거롭습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멋있어 보이지만 실상은 손이 많이가는 도구입니다.” -김산환, 여행 전문 출판 꿈의 지도 대표·「당신에게 캠핑」 저자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여행 전문가가 말하는 필요 없는 짐

캠핑버너 “자전거로 유럽을 돌았던 터라 짐을 최소화하면서 이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캠핑버너를 불필요한 짐으로 꼽는데, 무겁기도 하거니와 국제 규격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현지에서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캠핑의 단점 중 하나가 짐인데, 음식의 경우 현지 조달을 하면 짐을 대폭 줄일 수 있습니다. 유럽 슈퍼에도 스시용 쌀이 있고, 태국 라면을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음식으로 짐을 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밑반찬 걱정을 하기도 하는데, 할라피뇨 피클 하나면 현지 음식의 느끼함을 줄일 수 있고, 남는 피클 국물에 양파를 채워 넣어도 좋습니다. 암스테르담은 특히 해산물이 좋은데, 각종 해산물과 스파게티 면을 푹 삶은 뒤 라면 수프 하나만 넣으면 훌륭한 해물라면이 되죠. 신기한 것은 짐을 줄이는 만큼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진다는 겁니다.” -이정은, 교하도서관 직원·「자전거로 유럽 도시 읽기」 저자

카메라 필름 “저희 부부는 필름 카메라를 배우는 사진 수업에서 만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남미 여행을 가면서 많이 고민을 했는데요. 필름 카메라를 포기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한국에서는 필름을 구하기가 어려워졌잖아요. 그래서 당연히 남미에서도 구하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배낭여행인데도 불구하고 필름 100통을 챙겨갔습니다. 그런데 막상 남미에 가보니 필름을 여기저기서 많이 팔더라고요. 디지털 카메라가 우리나라만큼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라 오히려 한국보다 더 많이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필름 종류와 가격도 우리나라와 차이가 없었죠. 그렇게 애물단지가 된 필름은 여행 중간에 한국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정다운, 여행작가·「우리는 시간이 아주 많아서」 저자

그래도 이건 꼭 챙기세요!
● 볼펜과 노트
입국신고서 작성 등 볼펜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깜빡하기 쉽다. 또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에서는 볼펜과 노트가 요긴하게 쓰인다.
● 여행자보험 여행자보험은 1, 2만원 선이면 가입할 수 있는데, 사고는 물론 휴대전화나 카메라 분실의 경우 폴리스 레포트만 작성하면 보상받을 수 있어 든든하다.
● 스마트폰 지도 검색은 물론 중요 서류 스캔과 e북(e-book) 다운 등으로 짐의 부피를 줄이고 위급 상황에서도 신속히 대처할 수 있다. 외교통상부에서는 나라에 따라 내전과 전염병 위험 등의 안내 문자를 전송해줘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돼준다.
● 주방용 가위 캠핑 여행을 계획한다면 주방 가위는 필수! 유럽의 경우 고기가 거의 덩어리나 덕용 포장이라 난감할 때가 많다. 물론 썰어주지도 않는다. 이럴 때 가위가 있으면 요긴하다.
● 목베개 오랜 비행이나 밤에 버스를 타고 이동할 때 요긴하게 쓰인다. 이왕 챙기기로 마음먹었다면 쿠션감 있는 것이 좋다. 까?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보라(프리랜서) ■사진 제공 / 제로퍼제로(www.zeroperzero.c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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