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우사단길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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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은 정말 보석 같은 곳이다. 경리단길, 해방촌에 이어 이슬람 사원이 위치하고 있는 우사단길까지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 청년 아티스트들이 모여 발산하는 재기발랄한 위트는 오직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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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古] 집
궁서체로 정직하게 쓴 한글 간판에 다소 예스러워 보이는 매장 외관과 달리 아이돌급 비주얼을 지닌 이곳 대표 장고씨. 호텔과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동안 와인, 햄 등 숙성 음식을 접하면서 이를 한국의 발효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시켜 발효액을 공부, 지금의 고집을 탄생시켰다. ‘발효 에이드’라는 다소 생소한 컨셉트를 지닌 이곳의 시그너처 메뉴는 강원도 강릉에서 장 대표가 직접 만든 발효액을 현대적이며 재치 있게 풀어낸 점이 특징. 발효액에 탄산수와 얼음을 넣어 에이드로 만들었는데, 얼음이 녹으면서 맛이 싱거워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사기로 농축된 시럽을 짜 먹는 재미까지 더했다. 약재로만 사용하는 쑥, 쇠비름, 박하, 백수오 등 티백 또한 고집의 대표 메뉴다. 외국인에게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한국인에게는 잠시 잊고 있던 한국을 일깨워주는 전통 퓨전 카페 고집은 우사단길이 시작되는 이슬람 사원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크리에이티브한 이 지역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주소 우사단로10길 40 문의 070-4235-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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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마인
금속 공예를 전공한 김석영·김희정 대표는 같은 과 동기로, 청년 창업으로 시작해 온라인 사이트를 5년 동안 운영하다가 2014년 6월 우사단길에 합류했다. 3개로 나뉘어 있는 공간의 특성 덕분에 쇼룸, 작업실, 창고로 구분된 디자인 스튜디오로 사용하고 있으며, 주얼리를 구경하는 것은 물론 두 디자이너의 작업 현장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커플 주얼리를 디자인하다가 이 지역으로 오면서 공예와 기술적인 부분을 접목시켜 남녀 구분 없이 착용할 수 있는 개성 강한 커스텀 주얼리로 컨셉트를 바꿔 새로운 컬렉션을 출시하고 있다. 주소 우사단10길 63 문의 02-976-1016, www.mindm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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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Round Seoul
옷을 판매하고는 있지만 주인이 사입하거나 수입한 옷이 아닌 개인의 옷과 액세서리 등을 위탁 판매하는 편집매장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지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매장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명품을 취급하는 매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일무이한 곳이다. 제일기획 맞은편 아래 골목에서 우사단길로 옮겨왔는데, 주요 고객은 패션계 종사자들과 셀러브리티들. 국내에서 보기 힘든 브랜드와 한정판 제품들이 대부분이고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득템’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1940, 50년대 리얼 빈티지 제품도 갖추고 있다. 주소 우사단로10길 65 문의 070-758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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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s
그래픽 디자이너 2명이 운영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이자 다양한 분야 작가들의 제품을 위탁 판매하는 곳이다. 주인들이 작업한 제품은 물론 각종 도서, 에코백, 향초, 아이디어 문구류 등 온갖 제품이 들어차 있는 만물 매장으로, 창작물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물건을 입점시킨 뒤 약간의 수수료를 내고 판매할 수 있다. 개인이나 소상공인들이 만든 과자를 만나볼 수 있는 마켓인 ‘과자전’은 Works의 주인들이 이곳에서 개최한 행사인데, 인기에 힘입어 규모가 점점 커져 간식거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몇 달 전부터 기다리는 큰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요즘에는 킨텍스와 같은 대형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주소 우사단로10길 77 문의 070-7559-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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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소라
함께 낮술을 즐겨 마시던 플로리스트 소라씨와 그래픽 디자이너 홍랑씨가 의기투합해 만든 이곳은 낮술을 즐길 수 있는 술집이다. 일본 대표 AV 배우의 이름이자 일어로 푸른 하늘이라는 의미인 아오이 소라는 소라 대표를 뜻하기도 하고 푸른 하늘인 낮에 술을 마신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또 남자들이라면 한 번 듣고는 절대 되묻지 않음은 물론이요, 잊어버릴 수 없는 이름으로 주인들의 위트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술을 갖추고 있는데, 두 대표 모두 전통주를 좋아해 40여 가지를 준비해놓았다. 특히 홍랑 대표의 경우 전통주를 공부해 직접 담그기도 하며 봄과 가을에는 전통주 클래스를 연다. 안주는 두 사람이 홈 파티 때 즐겨 먹으며 개발한 메뉴가 주를 이루며 외부 음식 또한 차림 값만 내면 즐길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영업시간 월~수요일 오후 2~7시, 목~토요일 오후 2시~다음날 오전 2시(일요일 휴무)
주소 우사단로10길 79-1 1층 문의 070-4217-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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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Y
서울 가로수길 쇼룸, 백화점을 거쳐 우사단길에 입성한 따이(THY)는 ‘들어와’라고 쓰인 입간판 외에 다른 간판이 없어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왼쪽 입구에는 맞춤 정장 제작을 하는 친구가 협찬한 신사 양복을 입은 마네킹 뒤로 남자 옷이 몇 벌 걸린 행어가 있고, 오른쪽 벽에는 이탈리아 장인이 직접 만든 나무로 된 자전거 프레임이 걸려 있어 외관과 달리 주인의 멋스러운 감성이 느껴진다. 한승찬 대표가 직접 디자인한 가죽 가방, 지갑과 다양한 나무로 만든 나무 손목시계는 오직 따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주소 우사단로10길 87 문의 070-7550-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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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 공작소
데님을 베이스로 각종 천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핸디크래프트 숍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이지만 기본기를 워낙 탄탄하게 다져 디자인하고 직접 사용하며 내구성을 실험해본 제품만 판매한다. 병뚜껑, 타이어 등의 소재로 만든 제품이 특히 눈에 띄는데, 여기에는 한 가지 소재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주인의 취향이 반영돼 있다. 주소 우사단로10길 109 문의 010-8688-1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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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프커피
원두의 결점두를 빼내는 핸드픽과 로스팅을 하기 위한 작업실 개념의 공간이었던 곳이 오가는 사람들의 요청으로 한두 잔씩 커피를 판매하다가 우사단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됐다. 1980, 90년대 드라마에서 보던 쌀집을 연상시키는 내부 공간에는 긴 테이블 하나와 원두를 납품하는 거래처 목록이 빼곡하게 적힌 화이트보드가 전부이지만 커피 맛과 성격 좋은 주인의 재미있는 수다만큼은 정말 “투 섬즈 업!(Two Thumbs Up!)”이라고 외치고 싶을 정도.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일요일 휴무)
주소 우사단로10길 121 문의 02-794-4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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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살롱
유럽이나 일본 뒷골목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 같은 빈티지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곳. 집에서 빈티지 가구와 소품을 메인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다가 넘쳐나는 제품을 감당하지 못해 이를 둘 공간을 찾던 중 오픈하게 됐다. 집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2년 전 우사단길이라는 명칭이 생기기도 전에 입성한 초창기 매장이다. 동안 미모를 자랑하는 오세정 대표는 20세기 살롱을 오픈하면서 동네 사람들이 뭐 하는 곳인지 모를까 봐 빈티지 의류를 조금 걸어두기 시작했는데, 요즘은 가구나 소품보다 의류를 구입하려는 손님도 많아져 메인 아닌 메인이 됐다고. 주소 우사단로10길 81 문의 02-6326-8734, www.callmeretr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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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엔테
온라인 주얼리 숍을 운영하다가 2014년 8월 쇼룸 겸 작업실을 오픈해 우사단길에 입성한 진재영 대표. 월세가 저렴할 뿐 아니라 청년 아티스트들이 모여 있어 급하게 재료를 빌리거나 잘 모르는 소재에 대한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이 길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고백한다. 주인의 여성스러운 비주얼과는 달리 동물, 자연물 등을 모티브로 한 다소 와일드한 디자인의 독특한 주얼리는 루시엔테의 시그너처 아이템. 시즌별로 주제에 맞는 디자인을 선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입 가능하다.
주소 우사단로10길 111 문의 070-7761-7790, www.lucien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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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
옥상이 있는 2층 단독 주택을 직접 리모델링해 인더스트리얼한 감성과 빈티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슈퍼마켓은 파스타를 파는 레스토랑이자 술을 마실 수 있는 바이기도 하고 프라이빗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슈퍼마켓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2층과 옥상의 단독 룸. 특히 옥상에 올라가면 한강과 더불어 서울 일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온다. 오래된 집들과 어우러진 야경은 럭셔리한 호텔에서는 볼 수 없는 슈퍼마켓만의 매력. 여기에 삼겹살, 꼬치, 샐러드, 라면, 디저트 등으로 구성된 바비큐와 깨끗한 밤공기까지 곁들이면 낭만적인 바비큐 파티가 완성된다. 소품을 가져와 자신만의 스타일로 룸을 스타일링해 오롯이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연인 세트, 우리 부서 회식 세트 등 다양한 세트 메뉴를 갖추고 있어 멤버 구성원과 인원에 맞게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으니 방문 전 전화 문의는 필수다. 영업시간 오후 6시~다음날 오전 3시 주소 장문로49길 83 문의 070-8831-3571

묘한 매력에 이끌리는 곳, 우사단길
이태원역 3번 출구로 나와 이태원소방서 골목으로 200m 정도 올라가 좌회전한 뒤 다시 100m 남짓 더 올라가면 보이는 이슬람 사원. 이 앞에 위치한 우사단길의 터줏대감인 ‘숙이네 분식’과 ‘오늘은 열었을 거야’ 카페를 시작으로 우사단길이 시작된다. 이 길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이슬람 사원의 뒤편 계단에서 플리마켓이 열리면서부터다. 계단에서 물건을 펼쳐놓고 판다고 해서 ‘계단장’으로 불렸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열리던 계단장은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안전상의 문제로 계단에서는 열리지 않고 요즘에는 우사단길 골목에 위치한 각각의 상점 앞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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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열리는 특성상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열리지 않고 이후부터 다시 개장할 예정이다. 같은 이태원이지만 경리단길이나 해방촌과 달리 우사단길은 상업적인 면모보다는 청년 아티스트들의 개성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재개발 지역으로 묶인 탓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불가능해 최신 인테리어의 카페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20, 30년 전 건물에 벽과 바닥, 외관 정도만 고친 가게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쇼룸과 작업실을 겸하고 있는 공방과 매장이 많아 오픈 시간은 유동적인 편. 가보고 싶은 매장이 있다면 방문 전 미리 전화해서 문을 열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주소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 10길

■진행 / 박솔잎 기자 ■사진 / 김정원, 안지영 ■일러스트 / 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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