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이 풍성해지는 행복한 와인 이야기

김호진의 Delicious Life

식탁이 풍성해지는 행복한 와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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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요리를 먹기 위해 술을 마시고, 한국인은 술을 마시기 위해 음식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한국인의 술 사랑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특별한 날, 비싸게 마시던 와인도 어느새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주종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크래커와 치즈만으로도 특별한 날 분위기를 내기에 좋은 와인. 기쁜 날 샴페인을 터트려도 좋고, 화이트와인으로 기분 전환하는 데도 그만이다. 지인들과 즐겁게 술 한 잔 즐길 생각이라면 핑거푸드와 함께 와인 파티를 가져보자. 와인을 쉽게 즐기는 방법과 맛과 분위기 모두 사로잡을 핑거푸드를 김호진이 제안한다.

[김호진의 Delicious Life]식탁이 풍성해지는 행복한 와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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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주가 김호진의 와인에 대한 추억
소주와 오징어회, 막걸리와 삼합, 위스키와 스테이크, 고량주와 탕수육 등 음식과 환상의 궁합을 이루는 술을 생각하면 입 안에 침이 고인다. 애주가로서 주종 불문하고 모든 술을 사랑하지만 요리를 배우기 시작할 무렵에는 와인에 푹 빠져있었다. 지금도 물론 가끔 와인을 즐기는데, 당시엔 친구들과 만나면 ‘와인만’ 마셨다. 그래서 와인에 대해 잊지 못할 몇 가지 추억도 생겼다. 그 시절 친구 2명과 함께 와인 10병을 들고 울릉도로 3박 4일 여행을 떠났는데, 울릉도에 도착한 지 24시간 만에 가져간 와인을 모두 다 마시고, 술이 떨어지자 울릉도 일대를 돌며 구하기도 어렵던 그곳의 와인을 모두 마셨다. 재미있는 것은 한 편의점에서 보물을 발견한 듯 기쁜 마음으로 샀던 5병의 와인이 썩은 줄도 모르고 마셨던 일이다.

또 그 무렵 와인 마니아들에게 바이블과도 같은 존재인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책의 저자인 타다시 남매를 일본에서 직접 만나기도 했다. 그들은 나에게 부드럽고 스위트한 느낌이 메를로 와인과 닮았다고 말했는데, 와인을 가장 사랑할 때 만났던 터라 그때의 감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남매는 동네 작은 빌라를 그들의 와인 창고로 만들었는데, 모든 벽에 수천 병의 와인을 보관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욕조 가득 와인을 쌓아놓았다. 세상에 딱 한 병 남은 몇몇의 와인에는 ‘절대 혼자 마시지 마시오’라는 경고성 메모를 써놓은 것도 인상적이었다. 세상에는 이렇게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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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와인의 품종과 생산지의 특징을 줄줄 외우고, 길고도 낯선 이름과 친숙해야 와인을 즐길 자격이 주어진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20세에 탤런트로 데뷔하면서 20대 초반에 세계 5대 샤토 와인을 모두 마셨지만, 지금은 오히려 와인을 가리지 않고 마신다. 술에는 귀천이 없을뿐더러 와인에 대한 상식이 없으면 어떠랴. 맛있게 마시고 즐기면 그뿐인 것이다. 와인을 즐길 때 육류에는 레드와인, 해산물에는 화이트와인과 같은 공식도 잊길 바란다. 물론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이 있지만, 이보다는 내 입에 잘 맞는 와인을 즐기는 것이 더 현명하다.

요즘은 마트마다 와인 코너가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는데, 품종을 가리지 않고 많이 마시다 보면 내 입에 잘 맞는 와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달콤한 맛보다 색이 짙은 묵직한 레드와인을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피노누아 품종을 즐겨 마신다. 산해진미가 내 입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듯, 와인도 내 입에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함께 마시는 사람과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면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축하할 일이 있거나 기분을 ‘업’시키고 싶다면 스파클링 와인을, 식전에 가볍게 즐긴다면 화이트와인을 마셔보자. 백합꽃의 프린트가 화려한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산 르리스도르 블랑, 왼쪽의 화이트와인은 프랑스산 캉트페르드리.

축하할 일이 있거나 기분을 ‘업’시키고 싶다면 스파클링 와인을, 식전에 가볍게 즐긴다면 화이트와인을 마셔보자. 백합꽃의 프린트가 화려한 스파클링 와인은 프랑스산 르리스도르 블랑, 왼쪽의 화이트와인은 프랑스산 캉트페르드리.

와인, 만만하게 즐겨보기
와인을 흔히 프랑스나 칠레산만을 최고로 생각하기 쉽지만, 세계 각국에서 좋은 품질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 칠레는 잘 알려진 대로 카베르네 쇼비뇽이 맛있고, 프랑스를 빼놓고 블렌딩 와인을 논할 수 없으며, 아르헨티나는 말벡, 뉴질랜드는 쇼비뇽 블랑이 유명하다. 남아프리카나 미국 등 새롭게 떠오르는 지역에서 나는 것을 신대륙 와인이라 칭하기도 하며, 유럽 동부의 작은 나라인 몰도바 공화국에서는 라라네그라 품종이 유일하게 생산되기도 한다.

와인 초보자라면 이처럼 나라별로 유명한 품종을 골라 하나씩 맛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은 2만원대, 5만원대, 7만원대처럼 가격대별로 와인을 즐기고, 조금씩 비싼 와인을 맛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와인을 색다르게 마셔보고 싶다면 1만원대 미만의 저렴한 와인을 구입해 오렌지와 레몬, 사과 등 집에 있는 과일 몇 가지를 썰어 넣고 오렌지주스와 탄산수, 진이나 보드카를 섞는 샹그리아로 즐겨보자. 과일 향이 잘 어우러져진, 마시기 쉬운 와인 칵테일을 완성할 수 있다. 찬바람이 불 때 와인에 오렌지껍질과 시나몬 스틱, 정향 등을 넣고 끓여 따뜻하게 마시는 뱅쇼를 즐기는 것도 좋다. 뱅쇼는 프랑스에서 감기에 걸렸을 때 끓여먹는 음료로도 유명하다.

와인의 가장 큰 매력은 모든 음식과 잘 어울린다는 점인데, 쇠고기를 구워 와인과 즐겨도 맛있고, 라면을 먹을 때 와인 한 잔을 곁들여도 좋다. 친구들이나 가족끼리 와인 파티를 준비한다면 간단한 핑거푸드를 준비할 것을 제안한다. 특별한 날이라면 이탤리언식으로 멜론 위에 프로슈토를 올려 먹어보자. 멜론의 단맛이 프로슈토의 짭짤한 맛과 조화를 이뤄 입 안에서 와인과 깔끔하게 어울린다. ‘속을 채운 달걀’이라는 뜻의 스터프트 에그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오이, 셀러리, 버섯 등 안에 어떤 재료를 채우건 상관없는데, 삶은 달걀을 반 갈라 노른자를 꺼내 베이컨, 양파 등과 함께 마요네즈에 섞어 흰자에 담아도 무척 맛있다. 바게트 위에 치즈나 과일 등을 얹어 먹는 브루스케타도 와인과 잘 어울리는 대표적인 핑거푸드 중 하나다. 좀 더 이색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바싹 불고기나 제육볶음을 잘게 다져 바게트 위에 얹어 먹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것저것 요리하기 귀찮다면 냉장고 속 채소를 길게 막대 모양으로 썰어 된장과 마요네즈를 섞어 찍어 먹어도 와인과 함께하기에 그만이다.

[김호진의 Delicious Life]식탁이 풍성해지는 행복한 와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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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샤토 오피카, 크로와 발롱, 샤토 장틸리스, 네그루 드 푸카리, 피노누아 드 푸카리. 특히 영국 왕실 와인으로 알려진 네그루 드 푸카리는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식에 메인 와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몰도바 공화국에서 생산된 가장 유명한 와인으로 오픈한 뒤 시간에 따라 맛이 부드럽게 변해 재미있게 즐기기에 좋다. 「신의 물방울」에 숨은 명주로 소개된 피노누아 드 푸카리는 고가로 유명한 프랑스 부르고뉴산 피노누아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품질로 유명하다.

김호진의 행복 요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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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프트 에그

재료
삶은 달걀 5개, 베이컨 4줄, 양파 1/4개, 블랙 올리브 2개, 마요네즈 4큰술, 소금·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달걀은 완숙으로 삶은 뒤 껍데기를 벗겨 2등분한다. 2 ①의 달걀에서 노른자만 꺼내 체에 내리고 베이컨 2줄과 분량의 양파는 곱게 다져 팬에 함께 넣고 볶는다. 3 볼에 ②의 노른자와 베이컨, 양파를 담고 마요네즈와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고루 섞는다. 4 장식용으로 사용할 베이컨 2줄은 곱게 다져 팬에 볶고 블랙 올리브도 잘게 다진다. 5 ①의 달걀흰자에 ③을 모양내어 담고 ④의 블랙 올리브와 베이컨으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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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스틱과 된장 마요소스

재료
당근·오이 1/2개씩, 노랑 파프리카 1개, 셀러리 2대, 된장 마요소스(된장 2큰술, 마요네즈·다진 견과류 1큰술씩, 꿀·참기름 2작은술씩)

만들기
1 오이와 당근은 1×1×10cm 크기로 썬다. 2 노랑 파프리카는 1cm 두께로 썰고 셀러리는 10cm 길이로 썬다. 3 컵에 ①의 오이와 당근, ②의 파프리카와 셀러리를 담고 볼에 분량의 된장 마요소스 재료를 넣고 고루 섞어 곁들인다.

뱅쇼
재료
레드와인 1병, 시나몬 스틱 4개, 오렌지 1개, 설탕 4큰술, 카다몬 씨 2개, 정향 5개

만들기
1 오렌지는 껍질을 벗긴 뒤 껍질만 적당한 크기로 썬다. 2 냄비에 레드와인을 붓고 ①의 오렌지 껍질과 시나몬 스틱, 설탕, 카다몬 씨, 정향을 넣고 끓인다. 3 ②가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20분 정도 아주 약한 불에 맛이 우러나도록 끓인다.

샹그리아
재료
레드와인 1병, 오렌지·레몬 1개씩, 사과 1/2개, 설탕 1/2큰술, 보드카·오렌지주스·탄산수 90ml씩

만들기
1 오렌지와 사과는 0.5cm 두께의 반달 모양으로 썰고 레몬은 길이로 8등분한다. 2 유리 피처에 ①의 과일과 보드카, 오렌지주스, 탄산수, 설탕을 넣고 섞은 뒤 레드와인을 붓는다. 3 ②를 냉장고에 넣어
3시간 이상 숙성시킨다.

바싹 불고기 · 제육볶음 브루스케타
재료
바게트 1개, 브리치즈 30g, 그린올리브·블랙 올리브 3개씩, 마요네즈 2큰술, 쇠고기·돼지고기 400g씩, 식용유 1큰술, 파슬리 약간, 쇠고기 양념(양조간장 3큰술, 설탕·다진 파·맛술 1큰술씩, 다진 마늘·참기름 1작은술씩), 돼지고기 양념(고추장 2큰술, 고춧가루 1작은술, 설탕·맛술 1큰술씩, 다진 마늘·진간장·참기름 1/2큰술씩)

만들기
1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기름을 제거한 뒤 각각 분량의 양념에 버무려 20분간 재운다. 2 팬에 식용유 1/2큰술을 두르고 ①의 쇠고기를 넣어 국물이 없도록 바싹 볶는다. 3 팬에 식용유 1/2큰술을 두르고 ①의 돼지고기를 넣어 볶는다. 4 ②의 고기를 살짝 식혀 잘게 다진다. 5 바게트는 2cm 두께로 썰고 브리치즈와 올리브는 얇게 슬라이스한다. 6 ⑤의 바게트 위에 ④의 바싹 불고기 1작은술을 올리고 그 위에 ⑤의 브리치즈와 올리브, 파슬리를 얹어 바싹 불고기 브루스케타를 만든다. 같은 방법으로 제육볶음 브루스케타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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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프로슈토
재료
멜론 1/2개, 모차렐라치즈 100g, 프로슈토 5줄, 후춧가루 약간

만들기
1 모차렐라치즈와 멜론은 스쿱으로 동그랗게 떠 준비한다. 2 프로슈토는 3cm 길이로 썬다. 3 꼬치에 ②의 프로슈토-①의 모차렐라치즈-멜론 순으로 꽂은 뒤 접시에 담고 후춧가루를 뿌린다.

■진행 / 이서연 기자 ■글&요리 / 김호진 ■사진 / 신채영(신채영스튜디오) ■제품 협찬 / 차르와인(02-557-1531) ■장소 협찬 / 리퀴드소울(02-533-9215) ■헤어&메이크업 / 이순철, 지미(순수 청담설레임점, 02-518-6221) ■패션 스타일리스트 / 문진아 ■푸드 스타일리스트 / 김유림(맘스웨이팅, 02-517-8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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